푸른발얼가니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04. 푸른발부비새와 사회적으로 무가치한 꿈 남미 여행을 결심한 것은 전적으로 이 새 때문이었다. 새를 알게된 것은 아마 스물한 살 무렵이었다. 의미 없는 웹서핑을 하다 푸른발부비새(푸른발얼가니새, Blue-footed booby)의 이미지와 마주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종류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깊고 푸른 그 발에 나는 한눈에, 완전히 매료됐다. 새는 갈라파고스 제도와 그 인근 해안에만 산다고 했다. 거기가 어디든 언젠가 꼭 이 새와 만날 거라고 다짐했다. 그때 나는 갈라파고스 제도가 어느 나라의 땅인지도 몰랐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흘렀다. 꿈과 현실이 항상 대척점에 서있는 것은 아니지만 꿈보다는 현실 쪽에 걸친 발에 조금 더 힘을 실어야 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나는 현실에 충실했다. 탁하고 깊은 물에 얼굴을 묻고 잠수하듯...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