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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독서

기상 직후 독서 하기 1주일차의 감상 / 자존감 높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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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직후 독서 하기 1주일 간의 기록

1주일 전까지, 저는 독서를 가벼운 유희遊戲의 도구로만 여겼습니다. 심심할 때, 시간 날 때만 읽었습니다. 따로 독서를 위한 시간을 내지는 않았던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주의가 산만해지고 집중을 하지 않았습니다. 애초부터 '공부'처럼 강한 동기나 목적이 있는 게 아니었으니 당연합니다. 핸드폰 알람이 오면 핸드폰을 보고, 답장을 해야 하면 답장을 하는 것이 보다 높은 우선순위에 있었습니다.

 

1주일 전부터 들이기 시작한 제 독서 습관을 포함한 아침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눈이 떠지면 수면 간 왔던 핸드폰 알림을 알림센터에서 확인합니다. 자세히 보기 위해 앱을 실행하지는 않습니다.
  2. 수면 중에 켜놨던 방해 금지 모드를 끄지 않은 채로 핸드폰을 그 자리에 다시 내려놓습니다.
  3. 거실로 나가 차가운 커피를 만들어 방으로 돌아옵니다.
  4.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기록을 남긴 뒤 30분 알람을 맞추고 독서를 시작합니다.
  5. 독서를 하는 30분 동안은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쓰거나 반응하지 않고 온전히 독서에만 집중합니다.

1주일 간 진행해본 결과는 꽤 긍정적입니다. 첫 날에는 정말 극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저는 분명 이 30분이 정말 지루한 게임이 되리라고 예상했습니다. 분명 주의력이 많이 흐트러질 테니, 집중해서 잘 '버텨보자'라고 생각했죠. '버티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독서를 시작하고, 책장을 넘기다보니 체감 상으로는 20분도 안 된 시점에서 알람이 울렸습니다. 처음엔 제가 알람을 잘못 맞춰둔 줄 알고 시간을 다시 확인해봤지만 알람은 제대로 맞춰져 있었습니다. 오로지 '독서만을 위한 독서'가 가지는 몰입도는 상당했습니다. 신세계를 경험한 거죠.

 

저는 뜬금없이 시작한 이 습관이 앞으로 제 평생에 걸쳐 잘 자리잡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결과물을 얻기 위해 싫어도 억지로 하는 것은 습관이 되기 힘듭니다. 습관화 했다 한들, 어떤 사건에 의해 삐끗해서 중단 되면, 그게 길어지기 십상이지요. 물론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다시 시작 할 때에도 큰 결심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이 '기상 직후 독서 하기'가 매우 즐겁습니다. 기상 직후의 싱싱한 두뇌를 독서라는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일에 투자하는 거잖아요. 그 과정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지적 쾌락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기꺼이 하고 있다는 제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위의 1번을 없애는 것. 지금은 아무래도 전에 들었던 습관이 있어 1번을 하지 않기에는 심리적 저항감이 큽니다. 알림을 확인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신경쓰여서 독서에 방해가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급한 연락이 와 있을 수도 있고요. 아마 없을 확률이 훨씬 크지만. 며칠 후에 그냥 문득 시행해볼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이는 것입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60분입니다. 5분 단위나 10분 단위로 늘일지, 한 번에 60분으로 건너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금도 30분까지는 오로지 독서에만 집중할 뿐이지, 그 이후로는 속박 없이 자유로운 조건에서 추가로 더 오래 읽고 있으니, 이 목표는 아무 저항 없이 금방 달성 될 것 같습니다.

 

이 습관을 들이기 전에, 이렇게 하고 있는 사람을 봤다면, 약간 머리가 돈 미친 사람, 뭐 거의 대통령감으로 봤겠지만 막상 해보니 정말 별 거 아닙니다. 근데 정말 별 거는 아닌데, 이게 가져다주는 효과가 정말 엄청 큽니다. 특히 자존감 면에서요. 자존감은 스스로를 통해 키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남과 비교해 쌓은 저열한 자존감은 쉽게 무너지고 사라집니다. 세상엔 나보다 훨씬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이 언제나 존재해요. 그것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고 주눅들 것도 없고, 나보다 못 한 사람을 보고 우쭐할 것은 더더욱 없습니다. 나와 비교 될 수 있는 사람은 과거의 나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내가 아무리 못났어도, 어제의 나보다 낫기만 하면 그건 성공한 오늘입니다. 반대로 오늘의 내가 얼마나 잘났다 한들, 어제의 나보다 못하다면 별로 칭찬할만한 일은 아니겠죠. Be the best you can be. 네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네가 돼라.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이 습관이 누군가에겐 어려운 일이란 건 저도 잘 압니다. 사람마다 신체 리듬이 다르니 아침에 일어나서 더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겠지요. 일어나는 것 자체가 힘겨운 사람도 많겠고요. 또, 사람마다 좋아하는 일이 다르잖아요. 독서는 항상 고상한 취향인 것처럼 분류되지만, 전 취향에 우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꼭 아침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꼭 독서가 아니라도 좋아요. 평소에, 따로 시간을 만들지는 않고 시간 날 때만 하던 건설적인 취미가 있다면, 꼭 한 번 단 30분이라도, 아니면 그보다 더 짧은 시간이라도 외부의 방해요인을 차단하고 '오로지 그것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서'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신세계를 맛볼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럼 저는 1개월, 100일, 6개월, 1년, 그 이후로는 뭐... 내키는 대로의 후기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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