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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구로구 온수동 노포 맛집, 우방정육식당 / 어맛! 이게 육회야 빙수얐! (ft. 엠브로님)

우방정육식당의 시그니쳐 메뉴인 육회 (10,000원), 딸기 시럽을 곱게 뿌려놓은 빙수를 연상케 한다.

이 날은 구로구 온수동에 위치한 우방정육식당을 방문했습니다. 인기 먹방 유튜버인 엠브로님이 다녀가셔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지요. 저도 엠브로님 덕에 이 가게를 알게 되었는데, 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군침이 돌던지 나중에는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을 하고 갔습니다. 사냥꾼이 왔을 때쯤엔 영상이 끝났기에 망정이지,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요.. 저 개소리 잘하죠?

 

매장 전경
간판
대강 이런 분위기입니다. 느낌 빡 오시죠?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정겨운 장판의 마룻바닥이 반겨주는 매장입니다. 테이블 석은 따로 없고, 이렇게 철푸덕 석만 다섯 개 있는 작은 매장입니다. 

전화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하니 꼭 전화하고 방문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전화번호는 포스팅 마지막에 적어둘게유.

솥뚜껑에 구워먹습니다.
기본찬은 콩나물 국, 김치, 파채, 마늘&고추, 쌈장, 콩자반, 상추입니다.
메뉴

우방 정육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는 총 세 가지입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육회고, 목삼겹과 돼지특수부위입니다. 돼지 특수 부위는 때에 따라 없을 수도 있다네요. 저는 일단 목삼겹과 돼지 특수부위를 주문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일단 한 잔 말아야죠.

이 집의 목삼겹은 매우 얇은 것이 특징입니다.

사장님이 가르쳐 주시는 방법 세 가지 중 첫 번쨰로 조합을 꾸려본 모습입니다.

이 집은 사장님께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셔서, 처음 방문했다고 하시면 옆에서 하나하나 구워주시면서 어떻게 먹는지를 가르쳐주십니다. 목삼겹의 경우엔, 고기가 얇으니 불판에 올리고 어느 정도 구워지면 한 번만 뒤집어서 앞접시에 놓아주십니다. 그 위에 고추, 마늘, 쌈장, 파채를 올리는 것이 첫 번째 조합입니다. 두 번째는 거기에 기름장을 찍는 것이고, 세 번째는 거기에 상추를 더하는 것입니다. 이런 먹는 법이 정해져 있는 것도 하나의 재미지요. 특별한 맛이 있다고 하기엔 어렵습니다. 얇은 고기가 주는 이점은 그저 빨리 익는다는 것 뿐이지요.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만족감이나 치아에 닿는 탄성 같은 건 느끼기 어렵습니다. 다만 다른 반찬과 쉽게 어우러질 수는 있겠습니다.

목삼겹을 다 먹고 특수부위를 굽습니다. 특수부위는 구워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 미리 올려놓으라 하십니다. 특수부위는 날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 이날 저희가 받은 것은 배받이와 목항정 부위였습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고기굽기 방식인 마이야르 반응을 충분히 내어줍니다.

목삼겹은 고기가 얇아 겉면을 바싹 굽지 못 해 아쉬웠으니 이번엔 센 불에서 겉면을 바싹 익혀줍니다. 특수부위답게 쫄깃한 식감과 기름진 맛이 아주 좋아 입맛이 확 돕니다. 기본으로 주시지 않지만, 저는 소금 후추를 따로 청해 받아서 살짝 찍어 먹었습니다. 고기는 역시 소금후추죠. 목삼겹에서 갸우뚱 했던 게 여기서 퐝 터져줍니다.

이게 육회야 빙수야! 정답 : 육회 (Six times)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주문한 육회입니다. 저만큼이 단 돈 만원이라니 세상은 아직 참 살만합니다. 이 집의 육회는 다른 집의 육회와 매우 다릅니다. 먼저, 고기가 살짝 언 상태로 나옵니다. 그리고 아주 가늘게 썰려있고, 입자가 고운 설탕과 버무려져서 나옵니다. 저는 얼어있는 육회는 매우 극혐합니다만 이 집은 가늘게 썰려있는 덕에 식감이 나쁘지 않고, 입에서 쉽게 녹습니다. 전략적이네요.

 

육회 역시 사장님께서 먹는 방법을 자세히 가르쳐 주십니다. 반은 그냥 먹고, 반은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육회만 먹을 때는 김에, 육회를 듬뿍 올리고 배는 한 조각만 넣어서 간장을 아주 실짝 찍어 먹으라고 아주 그냥 신신당부를 하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님 내외분께서 서글서글 하십니다. 

 

이렇게 육회 비빔밥을 만들어요.

육회는 위에 뿌려진 설탕 때문인지, 제 입맛에는 약간 달았습니다.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이 집 육회는 디저트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달아서 거부감이 느껴졌던 건 제 고정관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부터 육회가 이런 음식이고, 여기서 처음 접했다면 맛있게 먹었을지도 몰라요.

사장님께서, 육회를 시켰으면 비빔밥은 무조건 드셔보라고 강조하셨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 집의 정점은 육회 비빔밥에서 찍힙니다. 따듯한 밥과 섞여 쉽게 녹은 육회가, 밥과 상추 등과 잘 어우러지면서 살짝 뿌려진 설탕이 감칠맛을 더합니다. 일반 김보다 살짝 두꺼운 김을 쓰시는데, 여기에 싸서 먹으면 정말 한 끼 식사가 이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듭니다. 김에도 신경을 쓰시는 그 마음이 참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맛있게 고기를 먹었습니다. 재방문 의사는 확실합니다. 다만, 다음에 올때는 목삼겹보다 특수부위를 주문할 것 같습니다. 특수부위가 없다면 그냥 삼겹살을 먹을 것 같아요.

 

지하철을 이용하시려면 1,7호선의 5번출구가 가장 가깝습니다. 

전화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하니 꼭 전화하고 방문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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