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전 포스팅(2020/03/30 - [패션] - 동묘 구제 시장에서 빈티지 미제 스웻셔츠(맨투맨) 단돈 만 원 한 장에 사온 썰.txt & jpg)에서 예고했던 대로, 빈티지 맨투맨의 디테일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아래의 이전 포스팅에서 그랬던 것처럼, 빈티지 맨투맨의 디테일 또한 국내 웹에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 없다. 이 글이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과 노고를 줄여줄 수 있다면 뱀부는 참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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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맨투맨은 어원도 불분명한 콩글리쉬다. 누가 언제부터 썼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일컫는 맨투맨의 원래 이름은 스웻셔츠Sweatshirt(띄어쓰기 없이 붙여씀)다. 뭐 콩글리쉬라 한들 이제는 그렇게 정착되기도 했고 읽어주시는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이 글에서는 그냥 맨투맨이라고 칭하기로 하겠다.
빈티지 맨투맨의 특징은 크게 다음의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하나 짚어보자.
- 제법 : Loopwheeler knitting machine을 사용해 사이드심Side seam이 없다.
Loopwheeler knitting machine(吊り編み機,Tsuriamiki)이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원통형의 기계의 내부가 돌면서 편직물을 생산하는 방식의 구형 편직기를 말한다. 생산시에 걸리는 텐션은 오로지 원단의 중력밖에 없고, 사진처럼 원단이 스스로 내려가면서 생산이 진행된다. 기계의 폭 조정이 불가능하고 원통형으로 통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편직기 하나 당 한 사이즈밖에 생산할 수밖에 없다. 편직기는 분당 겨우 24회의 회전속도밖에 가질 수 없어, 1미터의 원단을 만드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 하루 원단 생산량이 겨우 8~10개 분의 옷을 만드는 양에 그친다. 이 구형 편직기는 50년대부터 신형으로 대체되기 시작하여, 70년대에 마침내 생산이 중지된다. 이 편직기로 편직물을 생산하는 곳은 현재 전세계에 오로지 두 군데밖에 없으며, 일본의 KANEKICHI社와 독일의 Merz B. Schwanen社가 그것이다. 신형 방직기는 이것의 약 10배가 넘는 속도로 원단을 생산한다.
그렇다면 이 구닥다리 편직기로 생산한 맨투맨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특징은 원단을 통으로 생산해내기 때문에 옷의 옆 제봉선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착용감이 좋고 입었을 때의 실루엣이 보다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이 구형 편직기로 생산한 원단은 보다 부드럽고 강하며, 경년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 그 특유의 맛을 가지게 된다. 지난번 동묘에서 뱀부가 구매한 맨투맨은, 두 벌 다 사이드 심이 없는 제품이다.
- 거셋Gussets : 앞과 뒤 양쪽에 다 있는 것은 40~50년대 생산제품, 앞에만 있는 것은 50~60년대부터 생산, 하메꼬미 식はめ込み式은 50년대 이전에 주로 생산, 하리쯔케식貼り付け式은 이후에 주로 생산.
맨투맨에 있어서 거셋이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목 부분의 앞이나 뒤에 V자로 보이는 부분을 말한다. 거셋의 제작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위 사진이 하메꼬미 식으로, 원래 있던 V자 부분의 원단을 아예 잘라내고, 가로로 신축성이 좋은 원단을 같은 형태로 잘라넣어 2본침봉제 한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입고 벗을 때 목 주변의 신축성을 좋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거셋의 두 가지 중 또 다른 하나는 하리쯔케 식 거셋으로, 원단을 잘라내지 않고 옷의 겉부분에 삼각형의 다른 원단을 대어 4본침봉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경우의 거셋의 목적은 땀받이가 된다. 이 방식을 사용한 경우, 옷의 안쪽에서 보면 같은 소재의 원단이니, 하메꼬미 식과 하리쯔케 식 거셋을 구분하는 것은 아주 쉽다.
- 소매의 형태 : 소매가 몸통과 붙는 부분의 형태로 구분한다. 셋트인 슬리브Set in sleeve, 프리덤 슬리브, 래글런 슬리브Raglan sleeve로 구분.
셋트 인 슬리브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수직으로 붙어있는 것을 말한다. 보통 티셔츠를 사면 볼 수 있는 그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는 연대 측정이 거의 어렵고, 다음 두 가지의 형태와 같이 생산되어왔다
프리덤 슬리브는 팔을 움직이기 쉽게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때문에 입고 벗기가 편하고 착용감도 우수하다. 하지만, 공수가 많이 들기 때문에, 40년대에서 50년대에밖에 생산되지 않았다. 희귀성에 더해 유려한 곡선이 심미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워 빈티지 매물은 매우 비싸다.
래글런 슬리브는 이미 많은 분들께서 아실 것이다. 사진 같은 형태로 제작된 것이다. 래글런 슬리브는 프리덤 슬리브를 대체하는 식으로 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에 60년대부터 제작되기 시작한다. 그 외에는 뭐 따로 할 말이 없넹.. 지송욤..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2부로 나누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좀 쉬게요... 그럼 2부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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