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용산 아이파크 몰에 닌텐도 스위치를 사려고 방문한 날입니다. 닌텐도 스위치 구매는 할 수 없었지만 자세한 건 아래 포스팅에 잘 나와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참고 바랍니다... 눈물..
2020/04/02 - [라이프 스타일] -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숲 에디션 예약 용산 아이파크몰 대원샵 구매권 추첨 응모하는 법
아침 일찍 방문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지 개점시간이 오전 11시로 미뤄졌다고 해서, 남는 시간 동안 사진이나 찍기로 했습니다. 명색이 패션블로거 타이틀 달고 있는 놈이니 뭐라도 해봐야지요..
오토바이에서 내린 직후의 사진입니다. 가방도 매고 있고, 더블 자켓의 지퍼도 내리지 않은 상태네요.
사진에 방해가 될까 싶어 가방도 내려놓고, 오토바이에서 하차도 했으니 자켓의 지퍼도 내렸습니다. 지금까지는 좀 부끄러워서 하지 않았는데, 블로그의 정체성도 명확히 하고, 정보 전달이라는 블로그의 순기능도 강조할 겸, 앞으로는 항상 입고있는 아이템을 소개할까 합니다. 대구통부터 시작해서 내려오겠습니다.
- 비니 : 미군 (USN)의 오리지널 비니. 저는 복각제품보다 가능하면 오리지널 제품을 구매하는 편입니다. 슬픈 소식은 이날 모자를 벗어서 앞 바구니에 넣어놨다가 강풍에 날아갔어요... 한강 건너는 대교에서 날아가는 바람에 다시 주우러 가지도 못 하고 그냥 왔습니다.. 징징.. 모자는 쓰지 않을 수 있다면 안 썼을텐데, 이날은 오토바이를 타고 좀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일정이라서 그냥 썼습니다. 원체 모자와 비니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 셔츠 : 유니클로 옥스포드 버튼다운 셔츠(OCBD, Oxford Cotton Button Down shirt)입니다. 구매한 지 오래 됐지만 기본 아이템이라 아직도 손이 많이 갑니다.
- 타이 :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의 실크 타이. 사회 초년생일 때 구매해서 아직도 잘 쓰고 있습니다. 소재감도 기분 좋고, 컬러와 무늬도 수수해서 이쁩니다. 대검 폭도 넓어서 좋아요.
- 라이더 자켓Motorcycle jacket : 루이스 레더Lewis leather의 홀스하이드 라이트닝 391 네이비 컬러입니다. 다른 브랜드였으면 블랙을 샀겠지만 루이스 레더라서 네이비를 구매했습니다. 양 가죽, 소 가죽, 말 가죽, 기타 가죽 중 무엇을 선호하냐는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저는 그 중에서 말 가죽, 홀스하이드를 단연 으뜸으로 칩니다. 뻣뻣해서 입기 힘든 그놈을 내 몸으로 길들여 정복해가는 그 맛이.. 후후..! 아무튼 이 자켓은 정말 마음에 들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만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워할까봐 자주는 안 입습니다. 제 친구들이 들으면 네가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썼냐 하겠지만,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는 제 취향, 개성만 고집하기보다는, 보다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좋아할 수 있는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겠다,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 자켓 주머니에 꽂혀있는 장갑 : 덴츠Dents의 브리티쉬 그린British green 컬러의 스웨이드 장갑. 처음으로 제 돈 주고 산 장갑입니다. 이것도 사회 초년생 때 구매해서 여태 매 겨울 잘 쓰고 있네요. 사실 오토바이 탈 때 쓰는 장갑은 아닙니다. 장갑의 분류도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으니까요. 신사복을 입을 때 끼는 장갑인데, 요새 날씨에는 두꺼운 장갑을 끼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맨손으로 타기에도 뭐하고, 라이더용 장갑을 사기에는 알아보기가 귀찮아서 그냥 이놈을 끼고 다니고 있습니다. 요새 나오는 장갑처럼 터치가 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실용성이 떨어지는 매우 불편한 장갑이죠. 그런 불편함도 멋의 하나 아닐까요. 고전적이고, 전통적이고... 그냥 제 생각입니다. 깔깔!
- 시계 : 애플워치 3세대 38mm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 쉑쉑버거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전 아이폰을 몇 대째 쓰고 있고, 애플의 주주이기도 하지만 애플의 가격정책에는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애플 빠예요. 이제는 속시원히 인정합니다. 애플 ㅈㄴ 좋아! 히히히!! 하지만 전자기기에는 크게 투자하지 않는 저라서 두 세대 전의 모델을 미중고로 구매하였습니다. 최신 모델과 견주어도 기능상, 성능 상의 큰 차이점도 없습니다. 저는 작은 시계를 좋아해서 38mm를 구매했어요. 제 아이폰, 맥북 모두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라 색은 그에 맞췄구요. 쓰다보니 너무 편해서 이제 스마트 워치가 아닌 시계는 웬만하면 잘 차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 벨트 : 브룩스 브라더스의 빈티지 스털링 실버 버클의 플라크 벨트Plaque belt입니다. 이 벨트를 갖고는 할 말이 좀 많기 때문에 따로 포스팅을 작성할 예정입니다. 벨트가 잘 안 보이지만 글을 내리시다 보면 벨트가 나온 사진도 있으니 그쪽에서 참고해주세요
- 바지 : 유니클로 투턱 화이트 슬랙스, 나온 지 한참 된 제품입니다. 베이직한 제품은 매 시즌 내나 싶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투턱은 슬랙스든 치노든 안 나온 지 한참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고전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나봐요. 핏도 널널한 스탠다드 핏 이상인데, 이런 것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제일 넓은 게 스트레이트 핏인 것 같아요. 자주 입어서 꼬질해져서 새로 사야 하는데, 어느 브랜드의 어떤 제품을 살지 찾아보기가 귀찮아서 미루고 있습니다..
- 신발 : 알든Alden의 9751, 쉘 코도반 롱윙 블러쳐의 블랙 컬러입니다. 말해 무엇하나요. 코도반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도, 브로그Brogue가 너무 아름다운 신발이지요. 브로그만 놓고 보면 다른 어떤 롱윙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꺼낼 때마다 감탄하고 행복해지는 신이에요. 착화감도 좋아서 발이 편해 매우 만족합니다.
- 가방 : 튜스팅Tusting의 Clipper 제품의 블랙컬러입니다. 앞에 주머니가 달리지 않고 좀 더 얇은 Wymington 제품과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이놈으로 골랐는데, 나이 먹어가는 걸 보니 이놈으로 하길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즈니스, 캐주얼 어떤 방면에도 다 잘어울리고, 수납공간도 넓어서 짧게 여행 다녀오기에도 무척 좋습니다.
- 팬티 : 오팬무
아래에서부터는 걷는 사진입니다. 사람이 가만히 멈춰있는 경우는 드무니, 저는 가능하면 걷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는 편입니다. 이 사진들을 사람이 다니는 길거리에서 당당히 찍었습니다. 믿겨지시나요. 블로그를 시작하니 사람이 두려운 게 없어집니다. 저는 이제 블낳괴예요. 더 이상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참 많기도 하죠? 보시기에도 그런데 저는 오죽 했을까요. 시계를 보고 있는 것은 재수없는 컨셉샷 같지만 다행히도 그것은 아닙니다. 시계와, 사진을 찍고 있는 핸드폰이 연동 되어 시계로 카메라 앵글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사진이 잘 찍히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 뿐이랍니다.
타이를 보시라고 브이존 샷도 올려봅니다. 아주 작은 소소문자(쑈문자) v네요. 잘 찍은 줄 알았는데 많이 흔들려있네요. 앞으로는 더 신경써야겠습니다. 이렇게 하나 더 배워가네요.
지퍼를 완전히 개방하면 이런 모습입니다. 벨트의 버클을 손질한 지 오래 돼서 다시 변색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시간 내서 한 번 더 손질해줘야겠네요. 가끔, 타이를 바지 안에 집어넣는 식으로 연출한 옷차림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유래가 뭘까 하고 찾아보려고 해도 잘 안 나오던데, 이 사진을 찍다가 바이크나 자전거를 타는 것에서 유래 했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이날 옷차림의 모티브가 된 것이 있습니다. 1953년에 개봉함 미국 영화 밴드웨건The band wagon에 등장하는 프레드 아스테어Fred astaire의 옷차림이 그것입니다.
처음에는 제가 라라랜드를 너무 좋아해서, 그 오마주가 된 장면이 있다고 하기에 찾고 찾아 서울 도서관까지 가서 보게 되었는데, 보다보니 1930~1950년대에 걸친 미국 패션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오마주 장면 외에도 볼거리가 아주 많았습니다. 이날 옷차림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썼는데, 제 머릿속에는 하늘색 OCBD 셔츠에 회색 타이를 하고 있었다고 저장되어 있었는데, 지금 다시 찾아서 까고 보니까 아니네요. 모티브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프레드 아스테어는, 당시에도 스타일 아이콘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타이를 벨트로 사용하는 Necktie as a belt도 자주 하고, 영화에 입고 등장하는 의상마다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이후로 저도 많이 참고 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처음 제목을 보고 들어와서 사진을 보신 분들 중에, 라이더 자켓Motorcycle jacket과 셔츠, 타이와 슬랙스를 매치한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하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새는 라이더 자켓에 마초스러운 이미지를 더해 티셔츠나 청바지를 매치하는 것이 거의 정석처럼 되어있으니까요. (아닌가 그냥 내 생각인가) 하지만 라이더 자켓은 원래, 슬랙스와 매치하는 것이 정석이었습니다. 아래는 참고 할만한 과거 광고 이미지입니다.
이랬던 것이, 제임스 딘, 엘비스 프레슬리, 말론 브랜도 등의 스타들에 스타일링에 의해서, 지금의 마초적인 이미지로 고착화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근거없는 제 뇌피셜에 불과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멋진 모터사이클 자켓, 바이커 자켓, 라이더 자켓은 어떻게 스타일링해도 그 맛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초들의 사진을 덧붙이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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